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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기원
조회수 : 34,254 / 등록일 : 2019-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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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행복의 기원(서은국)

오늘은 홍춘욱 박사님이 <유쾌한 이코노미스트의 스마트한 경제공부>의 저자 홍춘옥 박사는 자신의 삶에 커다란 영향을 주었던 책 64권을 엄선해 추천했다. 이번 리뷰에서 64권의 책 중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서은국 교수의 <행복의 기원>이라는 책에 대해 써보려고 한다. 

 

심리학과 교수가 행복에 관해 쓴 책이니 행복하기 위해서는 마음을 이렇게 저렇게 바꾸어라 식의 책이 아닐까 생각했다. 하지만 내 예상과는 달리 내가 알고 있고 믿고 있는 생각과는 대척점에 있는 파격적인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일반적인 행복에 대한 상식을 벗어나는 내용이 많으니 한 번 살펴보도록 하자. 우선 서은국 교수는 심리학에 진화론을 접목한 진화심리학자라고 보면 된다. 그가 행복에 관해 주장하는 내용을 간략하게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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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간은 진화된 100% 동물이다. 우리는 의식, 이성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많은 선택과 결정(호흡, 소화, 소개팅 시 첫인상으로 결정 등)은 의식을 거치지 않고 자동으로 진행된다. 생존 위협을 느끼는 상황이 되면 의식보다 본능이 먼저 발휘된다. 
따라서 우리는 이성, 의식을 과대평가하고 본능의 보이지 않는 힘을 과소평가하고 있다. 

 

2. 인간은 동물인데 모든 동물은 예외없이 생존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해 살아가고 있다. 의식하지 못할 뿐. 인간은 동물과 질적으로 다른 고귀한 존재라고 착각하고 살아가고 있으며, 이 믿음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 다윈의 진화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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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지금 많은 사람이 믿고 있는 "인간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가 행복이다"라는 믿음은 아리스토텔레스에서 비롯되었다. 즉 인간의 모든 행위는 행복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진화의 산물이며, 모든 생각과 행위의 이유는 생존을 위함이다. 생존은 곧 짝짓기와도 직결된다. 따라서 창의성, 도덕성 등 인간의 마음에서 나온 것들도 모두 생존, 짝짓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도구일 뿐이다. (예: 피카소의 창의성 폭발 시기에는 예외없이 새로운 여인이 있었다) 진화론의 관점에서 인간의 모든 신체적, 정신적 특성은 생존을 위해 최적화된 도구다. 그리고 행복감 또한 정신적인 산물이다. 따라서 행복 역시 생존에 필요한 도구라는 결론이 나온다. 

 

 

4. 인간은 생존 확률을 최대화하도록 설계된 생물학적 기계이며, 행복도 이 생존 확률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인간의 궁극적인 목적인 생존을 위해서는 부지런히 먹어서 살아남고 짝짓기를 해서 유전자를 후세로 이어야 한다. 먹고 짝짓는 행위를 열심히 시키기 위해 뇌가 설계한 것이 바로 "행복감(쾌감)"이다. 다시 말해서 먹고 짝짓는데 뇌가 강력한 행복감(쾌감)을 선사하게 되니까 이 행위를 열심히 하게 되고 결국 생존확률을 높인다는 것이다. 

행복은 삶의 최종 목적이 아니라 생존하기 위해 필요한 행위를 촉진하기 위해서 뇌가 만들어낸 일시적인 경험이다. 그래서 행복한 사람은 뇌에서 만들어내는 이 쾌감 신호가 자주 울리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어떤가 파격적이지 않나? 창조론을 믿는 나에게는 완전한 대척점에 있는 이론이었다. 행복이 쾌감이라니... 좀 더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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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그럼 행복의 쾌감 신호는 언제 확실하게 들어오는가? 그것은 "다른 사람"과 함께 있을 때이다. 물론 타인과 함께 있는 것도 생존확률을 높이는 행위다. 동료의 존재는 포식자로부터 보호가 더 잘되며, 식량 확보에도 유리하며, 짝짓기에도 필요하다. 다른 사람과 함께 있을 때 가장 강렬한 기쁨과 즐거움을 느끼게 되며 뇌도 가장 강력한 쾌감 신호(행복감)를 대량 방출한다. 따라서 사람은 극도로 사회적이며 우리의 뇌는 사람에 중독되어 있다. 그래서 타인과 맺는 사회적 경험과 행복은 불가분의 관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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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사람과 관계를 맺을 때 행복 신호가 가장 확실히 들어온다. 따라서 행복의 개인차를 결정적으로 좌우하는 것은 개인별 유전적 특성이며, 더 구체적으로는 그 사람의 "외향성"이다.  타인과 어울리는 것에 즐거움을 느끼는 외향적인 사람들은 선천적으로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는 축복을 타고난 것이다. 타인과 보내는 사회적인 시간이 절대적으로 많은 사람, 자신의 돈과 시간 등을 사람과 관련된 일에 많이 쓰는 사람이 행복한 사람인 것이다. 그렇다면 천성이 내성적인 사람은 불행하냐? 그렇지는 않다고 한다. 연구 결과 내성적인 사람도 혼자 있을 때 보다 타인과 같이 있을 때 더 행복감을 느낀다고 한다. 타인과 있는 것이 싫은 것이 아니라 외향적인 사람보다는 불편하게 느낄 뿐이라고 한다. 내성적인 사람도 행복하게 살 수 있으니 걱정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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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중요한 요인은 그 나라의 문화다. 다시 말해 개인의 가치와 다양성을 인정해주는 개인주의 문화가 발달한 나라의 국민들이 더 행복하다는 말이다. (서양 케이스) 집단주의 문화가 발달한 한국, 일본은 경제력이 서양에 버금가거나 높지만, 행복지수는 낮게 나오는 것이 그 증거다. 그런데 집단주의하에서는 개인주의가 발달한 문화보다 다른 사람과 같이 있는 시간이 많을 텐데 6번과 모순이 아닌가 생각할 수 있다. 여기서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하는 경우와 어쩔 수 없이 함께 있는 경우의 차이를 생각해 보면 된다. 사람은 가장 절대적인 행복의 원인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불행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동료와 밤새도록 회식하면 즐겁지만은 않은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그리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행복하지 않은 이유 중의 하나는 남의 시선을 너무 의식한다는 것이다. 모든 것의 판단기준이 남의 평가가 되면 남에게 인정받아야 행복한 것처럼 느끼게 된다. 그래서 남들이 볼 수 있는 구체적 증거인 외형이 중요해지며 그 외형을 갖추기 위해 돈에 집착하게 되는 것이다. 인생의 주도권을 남과 돈에 내주는 것이다. 이러니까 한국인의 행복지수가 낮은 것이다. 

 

8. 정리해보자. 행복은 거창한 생각이 아니라 뇌가 만들어낸 기쁨, 즐거움 등의 쾌락에 뿌리를 둔 구체적인 경험이다. 이 쾌감은 먹을 때, 섹스할 때, 사람과 만날 때 가장 크게 온다. 그래서 의식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자연스럽게 생존과 본능에 충실하게 되고, 생존확률을 높이는 것이다. 개인의 행복은 외향성에서 갈리고, 개인주의를 인정하는 문화에 살아야 행복하게 살 확률이 높아진다. 

 

내 생각과는 전혀 다른 이론이라 당황스럽기는 하지만 나를 성장시키는 불편한 지식이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외향적인 사람이 행복의 자질을 타고난 것이라고 하니 그런 사람들이 부러운 것은 사실이다. 의식적으로 다른 사람과 어울리는 시간을 늘려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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